전례

강우일 주교님 강정생명평화미사(10월)

센터알리미 0 11 10.30 15:53

연중 30주간 목요일 2025.10.30. 강정

에페소 6,10-20 루카 13,31-35

 

헤로데는 예수님이 껄끄러웠다. 세례자 요한을 죽인 데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헤로데에게 요한과 비슷한 가르침과 노선을 걷는 예수는 요한이 다시 되살아난 듯한 악몽을 꾸게 하였다. 예수가 제자들과 추종자들을 이끌고 문제를 일으킬까 염려도 되고 신경이 무척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는 자기 영토 내에서 혹시라도 예수의 일당이 봉기하여 내란이라도 일으키면 로마 황제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고 그러면 자신의 임금 자리가 위태로워질까 걱정이 많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바리사이들을 시켜서 예수님을 죽이겠다고 위협하여 쫓아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위협에 굴하여 당신이 하실 일을 중단하지는 않으신다. 그래서 그 여우에게 가서 전하라고 하신다.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들을 쫓아내며 병을 고쳐주고, 사흘 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예수님은 당신이 예언자들이 가던 길을 따라 예루살렘에서 죽임을 당하실 것임을 예감하시며 말씀하신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자기에게 파견된 이들에게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는 너!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

언젠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제자들이 답하기를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엘리야나 예레미야 그리고 요한 모두 예언자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상대가 아무리 힘 있는 권력자라도 불의한 길을 갈 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꾸짖고 고발하고 도전하는 역할을 서슴지 않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예언자라고 하는 소문에 대해 굳이 맞다 틀렸다 평하지 않으셨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이 예언자들이 가신 길을 함께 가고 계심을 명확히 공언하고 계신다.

 

예수님은 당신이 스스로 정치적인 행위나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신 적이 없다. 그러나 헤로데는 예수님의 존재에 대해 불편하고 껄끄럽게 여기고 있었고 결국 예수님을 위협해서 자기 영토에서 쫓아내고 싶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예수님의 행동과 삶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왜 그런 평가를 받았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예수님이 유다의 지도층 인사들에 대해 비판과 질책을 서슴지 않고 뱉어내셨기 때문이다. 유다의 예루살렘 성전을 배경으로 유다인 사회를 이끄는 최고의회 구성원들, 법률가들, 바리사이들이 살아가는 위선적인 자세와 불의를 꾸짖으셨기 때문이다. 그들은 힘있는 로마 권력에 대해서는 끽 소리 못하고 타협하면서 보잘것없는 작은 백성들이 겪는 고통스런 현실과 슬픔은 외면하고 압박하여 힘없는 사람들을 더 짓눌리게 하는 위선을 꾸짖으셨기 때문이다.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의 십일조는 부지런히 내지만, 정의와 하느님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 출세만 챙기는 이들, 백성에게는 힘겨운 짐을 지게하고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의 위선을 고발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은 가장 힘없는 작은이들, 보잘 것 없는 이들, 사회에서 밑바닥에 짓눌리는 이들, 그들 가까이에 계시면서 그들을 아끼고 편들고 계셨기 때문에, 그들이 예수님의 리더십으로 단결하고 봉기할까봐 불안하고 두려웠다. 실제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이신 분, 만세!’하며 대중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고 결국은 로마 제국에 저항하는 반란죄로 고발당하여 정치범으로 십자가형에 처해지셨다.

 

박정희의 군사독재 시절 긴급조치라는 말도 안 되는 규정 때문에 조금이라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는 상황에서 온 나라가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였다.

197418일 박정희는 긴급조치 1호를 발동. 유신헌법에 대해 부정, 반대, 왜곡,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 구속하여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하도록.

197443일 긴급조치 4호 공포

민청학렬 사건을 터뜨렸다. 조총련과 인혁당 세력의 배후 조종을 받은 자들이 국가변란을 기도했다는 죄목으로 1034명을 검거, 253명을 구속했다.

이들 중 7명 사형, 7, 무기징역, 1220년 징역....

유기징역 받은 이들의 형량을 다 합치면 총 1800.

 

정권에 몸담은 사람들도 아무도 겁이 나서 말을 못했다. 조금만 박정희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무슨 폭력을 당할지 몰라 모두가 침묵하였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김수환 추기경에게 와서 박정희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추기경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청원하였다. 교회 주교들이 정치에 관여하거나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시대의 상황이 교회 원로들이라도 나서서 사회의 불의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으면 힘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무방비로 짓밟히고 있었기 때문에 김 추기경도 정부를 비판했고 지학순 주교님도 그리고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들도 감옥에 갔다.

나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4대강을 살리기보다는 죽이는 일이라고 주교단의 입장을 발표하고, 원전을 반대하고, 강정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다보니 완전히 .....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정의는 이 세상의 나라와 세상의 정의와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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