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강우일 주교님 강정생명평화미사 (12월)

오늘(12.22), 강주일 주교님께서 강정천막에 오셔서, 강정생명평화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아래는 강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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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Vg_r1WDsWI

 

대림 제4주간 수요일() 1222

군사기지 없는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 생명평화미사

 

+ 찬미 예수님.

오늘 첫째 독서에서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떼자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으로 가서 아들 사무엘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합니다. 사무엘은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한 한나가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해서 얻은 특별한 아들이었습니다. 레위기에 보면 아이를 낳은 산모는 33일 후에 양 한 마리와 속죄 제물로 비둘기 한 쌍을 바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나는 사무엘을 봉헌하면서 삼 년 된 황소 한 마리에 밀가루 한 에파와 그리고 포도주를 가득 채운 부대를 부대 하나를 바칩니다. 그만큼 한나는 주님께서 사무엘을 낫게 해 주셨음을 크게 감사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나는 아들 사무엘을 주님께 봉헌하며 기쁨의 찬가를 읊었습니다. 오늘 1독서 후에 우리가 함께 읊은 화답송은 보통은 첫째 독서 후에 시편으로 화답송을 하는데 오늘은 사무엘서의 한나의 노래를 그대로 우리가 화답송에 읊었습니다.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힘센 용사들의 팔은 부러지고 비틀거리던 이들은 힘차게 일어선다. 배부른 자들은 양식을 얻으려 품을 팔고, 배고픈 이들은 더는 굶주리지 않는다. 주님은 비천한 이를 땅바닥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가난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높이시어, 존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히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이 한나의 찬미가 내용이 루카 복음에 마리아의 찬가에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마리아도 한나처럼 큰 기쁨으로 노래합니다. 주님께서 이 비천한 당신 종을 굽어보셨기 때문에. 노래합니다. 그분께서 교만한 이들을 흩으시고,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다고 이 노래는. 이 주제는 구약과 신약 성경 전체를 꿰뚫는 하느님 구원의 구조입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며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당신 종의 비천함에 당신 종은 정확히 번역하면 '당신 여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옛날 공동 번역 번역에서는 여종이라고 했는데 지금 성경 번역본에서는 그냥 종이라고만..그 여()자를 뺐습니다. 왜 그랬을까? 아마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들려서 여종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종이라고 번역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루카 복음사가는 여종이라는 단어를 써서 일부로 더, 마리아가 얼마나 더, 여성들이 비하되고 차별받는 그런 현실 속에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인가를 더 부각시키기 위해 그런 말을 쓰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여인들은 비천한 계층의 대표였습니다. 남자아이들에게는 어릴 적부터 율법을 가르쳤지만 여자아이들은 굳이 율법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랍비들도 여자를 제자로 두지 않았습니다. 성전이나 회당에서도 여자들은 앞에 나서지 못하고 뒤쪽에 여자들 자리가 따로 있었습니다. 여자들은 결혼 후에 아이를 낳지 못하면 하느님의 축복을 받지 못한 사람으로 차별과 멸시에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남편이 살아 있을 때는 남편 그늘에서 살았지만, 자식 없이 남편마저 죽고 혼자가 되면 소위 과부는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이 됩니다. 어제 복음에서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인사하면서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시며 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냥 사람들 중에서 복되시며 하고 해도 될 텐데 왜 하필 여인 중에서 복되시며 라고 표현했을까? 일찍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하느님 축복의 대상이 된 것은 모두 남자였습니다.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모세, 다윗. 여성들은 남자와 똑같이 하느님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고귀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속에서는 항상 대접받지 못하고 차별받는 미천한 계급의 대표자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서지 않고서는 해방될 수 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이런 인간들의 관행과 습관을 뒤집어엎고 이스라엘에서 보잘것없는 시골 처녀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특별히 내린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역사의 대반전이었습니다.

 

오늘날 현대 역사에서도 보면 한일 양국 간의 제일 큰 걸림돌로 남아 있는 것이 종군 위안부 문제입니다. 일본 정부가 기를 쓰고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3 때 국가의 군대와 경찰도 여성들을, 제주 여성들을 짓밟았고 베트남전쟁에서 한국 군인들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잔인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2014년에 파키스탄의 열일곱 살 먹은 소녀 말랄라라는 여자아이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그 아이가 어릴 적부터 교육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여자아이들의 교육을 반대하는 이슬람의 관행과 풍습에 저항하면서, 여자아이들도 교육을 받을 권리와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언론에 호소했고, 그 때문에 말랄라가 열다섯 살 때 학교 가다가 탈레반에 총격을 받아서 거의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그래서 영국으로 피신해서 건강을 회복하고 여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곳곳에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평화상까지 받았습니다. 아직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에 대한 폭력과 불의가 존재합니다. 장자연 사건의 가해자 조선일보 사장에 대한 수사가 여러 번 있었지만, 검찰은 결국 기소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검찰의 행태에 문제 제기를 하고 도발과 항의를 한 검사들이 여성이었음은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던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안태근. 나중에 검찰국장이 된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검사가 있습니다. 서지현 여검사였습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에서 검찰 윗선의 수사 종결 압력을 폭로했던 분도 안미현 검사. 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검찰 내부 비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용감히 발언한 임은정 검사 역시 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쓰고 검찰의 조폭 같은 조직 문화를 고발한 것도 이현주 검사라는 여성이었습니다. 검찰 내부의 아주 극소수의 여성 검사들이지만 이들이 거대한 검찰 조직의 불의에 대해서 안으로부터 용감히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들이 시대의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군대 내에서 상관에게 폭행당한 여성 병사나 장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군대라는 폐쇄적 사회가 벌여온 폭력적 관행을 백일하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군사법원이 이를 제대로 수사하거나 가해자에게 마땅한 징벌을 가하지 않고 그냥 유야무야 가볍게 처리해서 넘기고 있음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인간의 대대로 이어져 오는 죄의 역사를 뒤집어엎으시려고 주님께서 시골 처녀 마리아를 축복하시고 마리아는 주님의 구원과 은총을 소리 높이 노래하였습니다. 아직 죄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우리 인간들의 세상이지만 우리도 마리아와 함께 찬양의 노래를 부르면서 비천한 이를 땅바닥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가난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높이시고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는 주님께, 당신의 정의를 당신께서 이 인간 세상에 실현해 주시도록 간청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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