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강우일 주교님 강정생명평화미사(6월)

센터알리미 0 1,097 2022.06.30 10:29

2022629일 수요일

[()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 강정 생명평화미사 -

 

강론/녹취록 : 강우일(베드로) 주교님

찬미 예수님.

오늘 주님께서 베드로와 바오로 두 사도를 교회에 보내 주시고 유다 민족을 비롯해서 세계 만방의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게 해주시는 은총에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감사드리며 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사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날부터 예수님 앞에서 요즘 말로 하면 정말 '쪽팔리는' 체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다시 치라고 하시니까 처음에는 밤새도록 일해서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무슨 소리입니까? 하다가 나중에 예수님 말씀대로 했을 때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물고기가 잡히자 예수님 앞에 그는 무릎을 꿇고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하고 사과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 갈릴래아 호수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맞바람 때문에 파도가 심하게 일었을 때 예수님이 물 위를 걸어오시는 모습을 보고 "주님, 주님이시면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하고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니까 베드로가 배 밖으로 걸음을 떼었는데 거센 바람을 보고는 금방 겁에 질려서 물에 빠져들었고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 질렀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구절에서 베드로가 신앙고백을 한 후에 예수님께서 당신은 예루살렘에서 붙잡혀 고문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신 다음에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이라고 하시니까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을 '반박'했다고 합니다. 그때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내 걸림돌이다." 하고 호통을 치셨습니다. 마지막 만찬 석상에서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 하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체포되신 후에 베드로가 대제관 저택 정원 바깥쪽에 서 있다가 대제관의 하인들이 자기를 보고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가 아니냐?" 했을 때 그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세 번 딱 잡아떼었습니다. 그리고 닭이 울자 예수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고 합니다. 최후의 만찬이 끝나고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다른 두 제자에게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하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피땀 흘려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기도하다가 제자들에게 오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예수님께서 세 번 기도하셨는데 세 번 다 베드로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 제자가 된 다음에 자신의 경솔함과 만용과 어리석음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인격의 바닥을 노출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이런 인간됨을 잘 아시면서도 예수님은 그를 사도로 부르셨고 또 다른 사도들의 맏형 노릇까지 하라고 책임을 맡기시면서 이르셨습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 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베드로가 초대 교회의 수장으로 다른 모든 예수님 제자들의 맏형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베드로 자신의 자질과 품성이 출중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베드로는 걸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그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패자의 체험 속에서 자신의 부당함과 부족함과 무자격함을 깊이 깨달아 갔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그를 '바위'라고 다른 제자들이 그 위에 모두 앉아 쉴 수 있는 든든한 바위가 되라고 부르신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세상은 많은 사람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시절부터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익혀서 경쟁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나가고 다른 사람을 제치고 다른 사람들 위에 올라서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경쟁과 겨룸과 다툼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훈련만 받다가 보니까 사회가 갈수록 폭력적이 되고, 죽고 죽이는 살벌한 황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런 경쟁에서 남을 제치고 남 위에 올라선 사람들은 잠시 승리했다 하더라도 결국 엄청난 스트레스로 자기 자신이 피폐해지고 불행해집니다.

영국에 그 ()경제재단이라고 뉴이코노믹스파운데이션(NEF)이라고 하는 그 재단에서 발표한 세계[지구촌] 행복지수(HPI) Happy Planet Index 라는 데에서 2019년도 행복지수를 쟀는데 그 행복지수 순위에 보니까 1등 한 나라는 코스타리카! 중미에 있는 코스타리카, 아주 작은 나라! 2위에는 남태평양에 있는 바누아투라는.. 여러분 아마 이름도 들어보시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작은 섬나라가 2등 했고. 3등에는 콜롬비아! 대한민국이 몇 위인가 하고 봤더니 몇 위 일 거 같아요? 무려 110!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막강한 군대를 가진 U.S.A.미국은 몇 위 일 거 같아요? 122! 행복지수 1등 한 코스타리카는 1인당 국민총생산(GDP)1년에.. 우리는 3만 불 넘었다고 자랑하는데 1등 한 나라(코스타리카)12,000불밖에 안 돼요. 그리고 그 나라는 국토의 반이 원시림입니다. 그리고 국립공원이 25%라서 손도 못 댑니다. 거기다가 군대가 없는 나라예요.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이 세상의 시합에서 승리하는 승자를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입니다.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띄워주고 편하게 해 주고 다른 사람을 받쳐 주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밟고 올라설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의 받침대가 되어 주고 의자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예수님은 부르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베드로-반석이라는 칭호를 받은 시몬 베드로 사도가 받은 부르심이었고 또 우리가 받은 부르심입니다.

 

오늘 베드로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이하여 세상 사람들이 '참으로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참으로 이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서 내려 주시도록 한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이 미사를 봉헌하겠습니다.

 

군사기지 없는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싸움 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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